마이너스 통장으로 2년 만에 30채 — 《싱글맘 부동산 경매로 홀로서기》
경매 책은 많습니다. 그런데 이 책은 '어떻게 부자가 됐나'가 아니라 '현장에서 뭘 적어 와야 하나'를 알려줍니다. 어제 동탄 임장에서 저는 이 책 한 챕터를 그대로 들고 다녔습니다.

| 제목 | 싱글맘 부동산 경매로 홀로서기 |
|---|---|
| 지은이 / 감수 | 이선미 / 송희창 |
| 한 줄 소개 | 마이너스 통장으로 시작해 2년 만에 30채를 낙찰받은 실전 경매 이야기 (채널A 서민갑부 출연) |
| 읽은 곳 | 인천중앙도서관 (대출) |
| 한줄평 | ★★★★☆ "동기부여서가 아니라, 손에 들고 임장 가는 실전 매뉴얼" |
왜 이 책이었나 — '성공담'이 아니라 '체크리스트'가 필요했다
경매를 공부하다 보면 대부분의 책이 두 갈래입니다. 하나는 권리분석 이론서, 하나는 "나도 이렇게 부자가 됐다"는 성공담. 그런데 막상 물건 앞에 서면 필요한 건 그게 아니었습니다. "현장에서 정확히 무엇을 확인하고, 무엇을 적어 와야 하는가."
이 책은 싱글맘으로 마이너스 통장에서 시작한 저자가, 감정에 호소하는 대신 매번 현장에서 쓴 체크리스트와 서식을 그대로 공개합니다. 그래서 동기부여서보다 실무 매뉴얼에 가깝습니다.
가장 써먹은 세 가지
① 현장조사서 양식 — 임장의 '빠뜨림'을 없앤다

물건조사 항목이 하나의 리스트로 정리돼 있습니다. 보존등기, 노후도(상·중·하), 계량기(가스·전기·수도 사용량으로 실제 거주 확인), 우편물, 경사도, 채광·방향, 구조/층, 주차 대수·세대당 주차, 방수·누수, 미납 공과금, 도시가스 여부, 전입세대 열람, 현 거주자 확인까지.
이너매스여울숲 1층에서 가스계량기 8개가 일렬로 걸린 걸 보고 실사용 세대수를 역산했고, 상가 입주현황표로 공실률을 셌습니다. 책이 알려준 "계량기와 우편물로 실제 사용 여부를 확인하라"가 정확히 그 장면이었습니다.
② 명도 대화법 — 낙찰보다 어려운 게 '내보내기'다

저자는 낙찰자가 직접 세게 나가지 말고, 대리인처럼 한 발 떨어져 대화하라고 합니다. 점유자를 감정적으로 자극하지 않으면서, 내용증명(1통 원본·2통 복사본, 우체국 보관) → 대화 → 이사비 협상으로 단계를 밟는 순서를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.
"명도는 사람을 이기는 게 아니라, 서로가 납득할 한 지점을 만드는 일."
동탄 물건들이 왜 위험했는지도 이 대목에서 선명해졌습니다. 병원(샤일리안과)·식당(돌짜장)처럼 영업 중인 점유자를 명도해야 하는 물건은, 책이 말한 명도 난이도의 최상단이었으니까요.
③ 세무·필요경비까지 — 수익은 '팔 때' 확정된다

낙찰·명도로 끝이 아니라, 필요경비 인정 항목과 양도세 비교까지 다룹니다. 수익률 역산을 할 때 취득세·법무비·수리비를 어디까지 비용으로 잡을 수 있는지가 실제 수익을 바꾸는데, 그 기준표가 들어 있습니다.
아쉬운 점
사례가 주거용(빌라·아파트) 중심이라, 제가 보는 상가·집합상가 특유의 구획·업종 리스크는 얇습니다. 또 출간 시점 기준이라 세법 수치는 최신 확인이 필요합니다. 그래도 '현장에서 뭘 적어 오나'라는 뼈대는 물건 종류와 무관하게 유효합니다.
책을 덮으며 — 숫자보다 '삶'이 남았다
기술적인 내용 못지않게, 저자의 삶 자체가 오래 남았습니다. 암을 이겨내고, 싱글맘으로 아이 둘을 키우면서, 남들이 보기엔 '없는 돈'이던 마이너스 통장에서 시작해 스스로 파이프라인을 만들어낸 사람입니다. 책장을 넘길수록 "참 치열하게, 열심히 살았구나" 싶었습니다.
아이 둘을 키우는 게 얼마나 고된 일인지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, 그 와중에 새벽까지 물건을 들여다보며 한 채씩 낙찰받아 간 과정이 결코 가볍게 읽히지 않습니다. 경매가 결국 숫자 싸움 같아 보여도, 이 책은 그 숫자 뒤에 있는 절박함과 성실함이 진짜 자산이라는 걸 보여줍니다.
없는 자원을 쥐어짜 투자 종잣돈을 만들고, 그걸로 다시 돈을 벌어낸 그 흐름 자체가 저에게는 가장 큰 배움이었습니다. 지금 저도 제한된 자원 안에서 한 걸음씩 가고 있다는 점에서, 이 책은 기술서 이상의 자극을 줬습니다.
정리 — 이 책을 한 문장으로
"경매를 글로 배우는 책이 아니라, 현장에 들고 나가는 책." 성공담에 설레기보다 체크리스트가 필요한 초보에게 권합니다. 저는 이 책의 현장조사서 한 장을 실제 임장에 써봤고, 덕분에 싼 물건 두 곳을 '왜 싼지' 정확히 짚고 패스할 수 있었습니다. 그 임장기는 별도 글에서 이어집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