감정가 34%, 그런데 '안과 안에 있는 칸'이었다 — 더샵 그랑파사쥬 4층 4069호
감정가 5.86억 상가가 2.1억까지 떨어졌습니다. 기대수익률 32.7%라는 숫자까지 나오는 물건. 그런데 4층에 올라가 보니, 이 호실은 '병원 안에 있는 칸'이었습니다.
화성 동탄 더샵동탄센텀폴리스1단지 그랑파사쥬 4층 4069호. 매각기일이 코앞(7/15)이라 서둘러 임장했습니다. 상가 경매에서 초저가는 대개 이유가 있고, 이 물건도 마찬가지였습니다. 확인 포인트는 하나였습니다. "4069호를 따로 떼어냈을 때 독립 상가로 쓸 수 있는가."
① 입구 — 이 호실에 실제로 사람이 들어오는 문이 있는가.
② 주동선 — 배후 수요가 걷는 보행축에 접해 있는가.
③ 공실률 — 같은 층·같은 건물의 점포가 실제로 영업 중인가.

| 사건번호 | 2024타경9388 (수원지법 경매6계) |
|---|---|
| 소재지 | 화성시 동탄대로5길 15, 4층 4069호 (송동, 더샵동탄센텀폴리스1단지 그랑파사쥬) |
| 감정가 / 최저가 | 5억 8,600만 원 / 2억 998만 원 (감정가 34% · 7차) |
| 전용면적 | 51.74㎡ (15.65평) · 4층 · 제2종근생 |
| 매각기일 | 2026-07-15 |
| 임장 판정 | 패스 · 구획·대항력 이중 리스크로 제외 |
상권은 좋았다 — 문제는 '공실이 너무 많다'는 것
먼저 분명히 해둘 건, 이 자리 상권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는 겁니다. 동탄 호수공원 생활권이고, 주말·저녁이면 사람이 모이는 동탄에서 손꼽히는 큰 상권입니다. 다만 호수공원에서 이 건물까지는 도보로 꽤 걸립니다 — 공원 바로 앞 상권만큼의 직접 수혜권은 아니라는 뜻입니다.

그래도 유동인구만 보면 "여기가 왜 이렇게 싸지?" 싶을 정도였습니다. 문제는 상권이 아니라 공급이었습니다. 그랑파사쥬는 상가 물량이 워낙 크게 풀려서, 사람은 많은데 그 사람들이 다 채우지 못할 만큼 상가가 넘칩니다. 그래서 건물 곳곳이 공실이었습니다. 1층 전면 유리에도 "매매·임대" 딱지가 줄줄이 붙어 있었고, 큰 코너·한우 자리까지 비어 있었습니다.

4층에 올라가자 답이 바로 보였다

4층 전체를 '샤일리안과'라는 병원 하나가 여러 칸을 이어 붙여 쓰고 있었습니다. 4069호는 그 안과 내부에 흡수된 한 칸으로, 외부 벽체는 있어도 독립 입구도 구획도 없는 공간이었습니다. 병원이 다시 통째로 임차하지 않는 한, 단독으로는 세를 놓을 수 없는 칸입니다.


복도 자체도 안과 하나를 빼면 불 꺼진 죽은 복도였습니다. 4층에 사람을 끌어올 앵커가 이 병원 하나뿐이라는 뜻입니다.
권리분석 — 여기에 '대항력'이 걸려 있다
| 말소기준권리 | 2023.02.03 근저당(우리은행, 채권최고액 4억 560만) |
|---|---|
| 임차인 전입 | 샤일리안과(장민욱) · 2023.01.16 — 말소기준보다 18일 앞 → ⚠️ 대항력 성립 여지 |
| 매각물건명세서 | "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임차인 있음" 명기 → 보증금 2,100만 인수 |
| 명도 | 임대차 2027.01.07까지 → 그때까지 명도 불가 |
| 진행 상황 | 채권자가 대항력에 이의 제기 → 심리 중 (7/14 정정 여부 확인 필요) |
| 낙찰자 인수 | 현재 기준 보증금 2,100만 + 명도 지연 리스크 |
이너매스 117호가 '권리는 깨끗한데 구획이 문제'였다면, 이 물건은 구획도 안 되고 권리(대항력)까지 걸린 경우입니다. 낙찰받아도 병원 보증금을 떠안고 2027년 1월까지 내보내지도 못합니다. 채권자 이의로 정정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, 그건 매각 전날에야 확인됩니다.

숫자는 좋지만, 나는 왜 안 들어가나
이론상 입찰가를 잡아보면 이렇습니다. 감정가의 34%, 기대수익률 32.7% — 표만 보면 매력적입니다.
| 최저매각가 | 2억 998만 원 |
|---|---|
| 이론상 입찰가 | 2.2억 원 (실계약 월세 167만 기준 적정가 3.08억의 71%) |
| 실투자금(대출 80% 가정 시) | 약 3,812만 원 — 단, 대출이 될 때 얘기 |
| 실제 대출 가능? | ❌ 오픈형이라 불가 → 2.2억 전액 현금 필요 |
| 월 순익 / 기대수익률 | +104만 원 / 32.7% (대출 전제라 사실상 무의미) |
① 대출이 안 된다 (가장 큰 문제) — 4069호는 안과에 흡수된 '오픈형' 칸이라 독립 구획이 없습니다. 은행은 구획·독립성이 없는 상가를 담보로 잡지 못해 경락잔금대출이 나오지 않습니다. 위 표의 '대출 80%'는 성립하지 않고, 2.2억을 전액 현금으로 넣어야 합니다. 대출을 전제로 한 32.7% 수익률은 그 순간 무너집니다.
② 구획·입구가 없다 — 병원이 다시 통째로 임차하지 않으면 단독으로 쓸 수도, 세를 놓을 수도 없습니다.
③ 대항력 임차인 인수 — 설령 7/14 명세서가 정정돼도 ①②는 그대로. 병원 명도는 난이도 최상입니다.
싸다고 잡는 게 아니라, 쓸 수 있고 대출도 되는 물건이어야 잡는 겁니다. 이 물건은 공부용으로만 남기고 넘어갑니다.
영상으로 알고 간 것 vs 현장에서 확인한 것
그랑파사쥬는 유튜브 경매 채널(부가남) 영상에서 이미 "공실 무덤"으로 지목된 상권입니다. 수강생이 이 단지 5층 코너를 낙찰받은 사례를 다루며, 분양가가 높아 공실이 길고 오렌지존(활성)과 그린존(공실)이 갈린다고 했습니다. 그 정보를 들고 현장에 갔습니다.


| 부가남 영상으로 알고 간 것 | 현장에서 실제 확인한 것 |
|---|---|
| 그랑파사쥬 = 공급 과다 → 장기 공실, "조심하라" | ✅ 큰 상권인데도 상가가 넘쳐 공실 다수 — 경고가 사실이었음 |
| 오렌지존(활성) vs 그린존(공실)로 구역이 갈린다 | ❌ 4층 안쪽은 활성 구역 밖, 안과 외 죽은 복도 |
| "합체 호실은 구획 복원 가능성을 확인하라" | ❌ 4069호는 안과에 흡수된 무입구 칸 |
| (영상엔 없던 정보) | ⚠️ 매각물건명세서 대항력 인수 명기 — 경매기록 열람으로만 확인 |
발로 확인한 것 — 사람은 많은데, 상가가 더 많았다
호수공원을 낀 큰 상권이라 유동인구는 분명 있었습니다. 문제는 그 수요를 나눠 가질 상가가 너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. 분양 물량이 크면 아무리 사람이 많아도 한 칸당 돌아가는 손님은 얇아지고, 임대료를 못 버틴 자리부터 공실로 빠집니다. 그리고 4069호는 그 공실 건물 안에서도 4층 안쪽, 병원에 먹힌 칸이라 상권의 온기가 닿지 않는 자리였습니다.
"이 호실이 병원 안에 먹혀 있다"와 "명세서에 인수 권리가 있다"는 로드뷰로는 절대 안 보입니다. 영상은 임장의 출발점이지, 결론이 아니었습니다.
정리 — 이 물건이 남긴 한 문장
상권은 좋았습니다. 호수공원을 낀 큰 상권이고 사람도 많았죠. 하지만 상가가 넘쳐 공실이 많았고, 그중에서도 4069호는 '병원 하나가 이어 쓰는 여러 칸 중 한 칸'을 떼어 파는 물건이었습니다. 게다가 대항력 인수까지. 좋은 상권이 개별 호실의 구조·권리 문제를 덮어주지는 않습니다. 상가 경매에서 낙찰가보다 먼저 확인할 건 '이 호실에 독립된 입구가 있는가, 인수할 권리는 없는가'입니다. 둘 다 걸렸기에, 정정 확인만 남기고 패스합니다.